단행본 대필, 마치 수동시계가 만들어지듯
- 리퍼블릭 편집부
- 2021년 12월 22일
- 2분 분량
안녕하세요. 요즘 출판업계는 연말 캘린더와 인쇄물량 폭주로 작업물이 줄줄이 대기 상태입니다.. 오늘도 인쇄소와 통화 했는데 담당자님 왈.. "죄송한데 한 달 전 작업도 아직 납품이 안 되어요.." 일례로 저희 이달에 출간되어야 할 책들의 경우, 양장본인데 파주든 충무로든 손이 모자라 연내 출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책이 특히나 사람 손이 많은 수작업이 있어 재촉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니... 이럴 때 필요한 건 뭘까요? 네엡, 바로 '인내!'입니다. ^^

책이라는 것은 정말 핸드메이드 상품 중에서도 가장 상급에 속합니다. 보통 우리가 수제품은 다 비싸다고 알고 있는데, 수제품 중에서 고가에 속하는 물건 중 하나가 바로 시계죠. 파텍 필립이나 오메가 등 스위스산 유명 시계 브랜드들은 공방에서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무브먼트를 생산하기 때문에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갯수도 정해져 있고, 가격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사실 수작업의 퀄리티로 따지면 글도 시계 못지 않습니다. 시계는 그래도 부품을 조립하는 문제이지만, 글은 단어 하나까지도 머릿속 생각에서 파생되어야 하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이 아닌 게 없죠. 그래서 책을 처음 쓰는 분들은 자신이 쓴 글이 제대로 된 '무브먼트'인지 감정받기 위해서 저희 같은 대필 출판사, 자서전 출판사를 찾게 됩니다. 그러면 저희는 전문 작가(시계공처럼 글자만 보는)가 봤을 때 이것은 출판가치가 있는지, 원고를 보태고 뺄 것이 없는지를 보고 최종적으로 어떻게 출판을 해야 할지 방향성에 대해 조언을 드리곤 하죠. 경우에 따라서는 자서전 대필 작가를 통해 글을 더 멋지게 다듬어드리기도 하고,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해서 책의 퀄리티를 높여드리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최종 소비자에게 가 닿는 책의 상품성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런 작업이니 만큼 속성으로 3개월 이내 출판, 한 달 만에 뚝딱 출판되는 것을 염두에는 두는 분이라면 어쩌면 저희와 맞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요. 저희는 책을 만들어서, 책 자체의 퀄리티를 중요시하기보다는, 책이 어떻게 더 잘 팔리게끔 만드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장인정신보다는 마케팅을 더욱 신경쓰는 출판사입니다. 마케팅의 핵심과 출발은 좋은 콘텐츠라고 믿기에.. 자서전 대필로 만들어지는 책이라면 더더욱 이 과정에서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술서적이나, 소장용 책, 또 연구실적 같은 것들을 책으로 내는 분들께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자서전 대필 과정에 대해서는 저희 출판사 홈페이지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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