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집필 중견기업 스케줄(40년사인데도)
- 리퍼블릭 편집부
- 2024년 1월 22일
- 1분 분량
모 중견기업의 40년사 백서집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하기 전까지는, "이 회사가 중견기업이라고?"했던 기업이었는데,
업종 분류를 살펴보니 자산총액이 5조를 넘어야만 대기업이라고
하네요. 직원수는 1400명 남짓입니다.

2023년 8월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인데, 속도가 나기 시작한 건
불과 1개월 전부터입니다. 대기업에 준하는 기업들이
거의 그렇듯, 의사결정권자의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으면
실무자들이 할 일이라면 회의를 하면서 '사인'을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백서집필 결과물의 차이가 없다면?
조바심 나는 건 '라이터'입니다.
시간이 촉박한 데 비해 '끌어온'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진 상태기 때문이죠.
백서집필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는 엘리트 집단입니다.
결국 라이터가 백서집필을 해도, 이를 검수하고 피드백
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그림과
실제 백서집필을 통한 피드백을 보면, 결국
현실적인 선에서 라이터와 클라이언트가 합의하게 되죠.
물론 라이터가 백서집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지만요.
그러다보니, 백서집필을 하면서 느끼는 건 결국 필력과
기획도 중요하지만 결과물과 완성도 측면에서는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고, 이러한 소통의 질에
따라서 백서집필의 결과물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불난 집의 호떡 모드인 건 라이터뿐만 아니라,
기획자와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입니다.
마감이 임박한 만큼, 현 시점부터는 완성도를 '조여서'
시안을 보여줘야 하니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 되죠.
백서집필 의뢰한 클라이언트가 말하더군요.
어차피 나올 원고라면 1년이 걸리든 1달만에 써든 퀄리티는 크게 다르지 않잖아요?
시간이 많다고 해서 더 나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니다,
백서집필에 있어서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실무자는 저런 말을 들으면
뺨 맞은 기분이 들지만, 결과론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죠. 아무튼 "어떻게 40년사가 두 달만에 집필에서
디자인, 인쇄가 나올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희는
"충분히 그럴 수 있고 현장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백서집필자는 그러므로, 시간을 충분히 두고
잘 쓰는 사람보다는 한정된 시간 내에서 클라이언트의
의도와 맥락을 짚어서 그 핵심을 건드리는 결과물을
집필하고 기획으로 반영해내는 사람이 현장에서
필요로하는 라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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