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작가로 나만의 책만들기
- 리퍼블릭 편집부
- 2024년 11월 20일
- 2분 분량
글쓰기라는 거대한 산을 앞에 두다
어느 날,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습니다. 플랫폼이라고 하니 누군가는 블로그와 뭐가 다르냐고 물으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브런치는 분명 달랐습니다. 단순한 글의 집합이 아니라, 저라는 사람의 철학과 경험을 녹여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공간은 단순한 기록의 장을 넘어, 작가라는 타이틀을 내밀 수 있는 발판이 될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막연히 “글을 써야지”라며 노트북을 열었지만, 키보드 위 손가락은 몇 번이고 망설였습니다. 한 문장을 쓰고 지웠습니다. 마치 거대한 산의 초입에서 갈 길을 잃은 등산가처럼 어딜 디뎌야 할지 몰라 방황했습니다.

주제를 정하는 데 필요한 것: 저의 이야기, 혹은 당신의 이야기
주제를 정하는 건 간단치 않았습니다. 무엇을 써야 할까? 저의 삶을 돌아보니 평범하기만 했습니다. 특별한 성공도, 드라마틱한 실패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되짚어 보니, 그것이야말로 쓰기 좋은 주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평범하지 않게 사는 법을 고민하고, 때로는 좌절하며 살아갑니다. 저는 그런 삶의 한 단면을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주제를 정리하며 두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저의 경험에서 나온 진솔함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
첫 번째 기준은 글의 정체성을, 두 번째 기준은 독자의 관심을 결정했습니다.
브런치 연재: 글은 독자를 만남으로써 완성됩니다
첫 번째 글을 올린 날의 설렘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평소 글에 무심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이건 꼭 네 이야기 같다.”
“너도 이런 고민을 했구나.”
글은 단지 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불러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소통이 글의 새로운 층위를 열어 주었습니다. 제 글은 더 이상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반응 속에서 저는 새로운 통찰을 얻었습니다.
제가 진짜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그 질문의 답은 독자들이 던져주는 힌트 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원고를 엮으며, 한 권의 책을 꿈꾸다
브런치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목차를 짰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느낀 바지만, 이야기는 단순히 사실을 나열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각 글이 서로를 뒷받침해야 하고, 전체가 하나의 메시지를 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특정 글은 처음엔 매끄러워 보였지만, 나중에 보니 방향성이 맞지 않았습니다. 과감히 삭제하고, 새로운 글을 덧붙이며 구조를 다듬었습니다.
마치 조각가가 돌덩이를 쪼아 형상을 만들어내듯, 원고라는 큰 덩어리에서 책이라는 예술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글을 쓰며 배운 것: 글은 저를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무언가를 남기는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저를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저는 글을 쓰며 제가 몰랐던 저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어떤 일에 가장 분노하는지, 무엇에 희망을 거는지, 어떤 가치를 지키고 싶은지.
이러한 발견은 때로는 고통스러웠습니다. 글 속에서 저는 때로 미숙한 인간이었습니다. 과거의 실수와 좌절이 글이라는 틀 안에서 저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발견이 있었기에 제 글은 조금씩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에필로그: 책 한 권의 시작은 작은 한 글자에서
결국, 브런치라는 공간은 단지 플랫폼이 아니라 저를 변화시키는 도구였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첫걸음을 뗐습니다. 작은 글 하나가 모여 책이 되었고, 그 책이 다시금 저를 성장시키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책을 마무리하며 다음 글을 구상합니다. 시작은 늘 작지만, 그 끝은 생각보다 멀리 있을지 모릅니다.
“글은 끝나지 않습니다. 다만 다음 문장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 문장은 어쩌면 제 인생과도 닮아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당신도 첫 문장을 쓰십시오. 그 문장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다줄지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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