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대필 전화로 인터뷰 하면 안 되는 이유
- 리퍼블릭 편집부
- 2024년 10월 22일
- 2분 분량
주말에 빨래방에서
이불을 돌리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내용인즉슨 자서전대필을 위해 전화로 인터뷰를 해서
원고가 '소설처럼' 나왔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얼굴을 못 보셨다는 말인가요?""네... 처음 하다 보니..."
원고가 소설처럼 나왔다는 건, '창작'의 요소가
많다는 뜻일 겁니다. 인터뷰를 생전 처음하는 저자가
휴대폰을 붙들고 제대로 답변을 할 가능성도 낮지만,
대면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스토리텔링의 요소가 나오기도 어렵습니다.
요컨대, 자서전대필을
간편하게 한다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전화로는
인터뷰를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축제가 아닐 때에도 불이 납니다. 바로 망했을 때...
인터뷰의 본래 의미
전화 인터뷰는
유명 작가가 외국에 머물고 있을 때
기자들이 멘트를
따기 위해 하는 식입니다.
인터뷰란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비롯되며, 이 과정에서 '맥락'이 발생합니다 .
자서전대필로 내 인생과
철학을 엮어냄에 있어서
그것도, 단순한 먼지더께가
앉은 책이 아닌 '팔리는'
책을 만들기 위해 인터뷰를 한다면 더더욱,
대면 인터뷰는 필수이지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평생을 다루는
자서전대필 원고를 씀에 있어서 인터뷰란
최대한 많이 얼굴을 직접 보고,
최대한 많은 얘기를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자서전대필작가는, 이처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좋은 글도
쓸 수 있는 것이죠.
자서전대필 작가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제가 1500만원을 썼는데요.. 글 때문에 중간에 작업이 멈춰버렸어요."
전화 속의 저자는 중단된 원고를 '갈아엎고'
새로 글을 의뢰하기 위해
상담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예측컨대, 이 분은 자비출판 과정에서
자서전대필을 하셨던가봐요.
그런데, 사실을 말하자면 자비출판 과정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가 이런 사례처럼 글이 어그러지면,
이걸 중간에 수습하기란 굉장히 어렵답니다.
글을 다시 쓰는 문제만이 아니예요.
글을 제대로 쓰더라도,
이를 출판 과정의 한 파트가
아닌 전체 맥락으로 기획한 출판사가 따로 있는
경우이니, 남은 계약을 생각해서 글을 욱여넣는다면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인 셈이죠.
전화 상담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비용이 아까우시더라도 '새출발'하시는 게 어떠세요."
세상의 그 어떤 저자도, 얼굴도 모르는 작가가 쓴
내 출판 원고에 천만 원이 넘는 돈을 쓰고 싶어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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