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 자비출판 책에서 시작된 하나의 세상
- 리퍼블릭 편집부
- 2024년 11월 20일
- 2분 분량
출판기념회, 한 권의 자비출판 책에서 시작된 하나의 세상
출판기념회는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드러나는 의식이며, 그것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저자님의 이야기가 자리 잡습니다. 저는 몇 차례 출판기념회를 기획하고 또 경험한 사람으로서, 그 여정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1. 기획: 한 권의 책, 한 사람의 세계를 펼치다
출판기념회의 시작은 한 권의 책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그 책은 단순히 글자와 종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저자님의 삶이며, 세계입니다. 제가 처음 손댄 출판기념회는 한 노학자님의 자서전이었습니다. 그분께서는 학문을 갈고닦던 반세기를 글로 정리하며 세상에 다시 태어나셨습니다. 기획자로서 제게 주어진 첫 번째 과업은 그 세계를 어떻게 ‘행사’라는 이름 아래 풀어낼 것인가였습니다.
컨셉을 잡는 데 하루가 걸렸고, 실행 계획을 짜는 데는 한 달이 소요되었습니다.
저자님께서는 품위와 지성, 그리고 고요한 열망을 담아내셨고, 저는 그것을 공간으로 옮기려 했습니다. 장소는 고즈넉한 북카페를 빌렸고, 테마는 "시간과 기억의 교차로"였습니다. 초대장을 보내며, 우리는 초대자 한 분 한 분에게 저자님의 삶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설문을 추가했습니다. 기념회는 책만큼이나 ‘인간적’이어야 했습니다.
2. 준비: 한 줄기 빛을 무대로 올리다
장소와 주제를 정한 뒤에는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장소를 꾸미는 일은, 일종의 무대 연출이었습니다. 책의 표지 색감에 맞춰 공간을 설계하고, 저자님의 손글씨로 벽을 장식했습니다.
행사의 중심은 저자님이셨습니다. 그분께서 무대 위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실 때, 모든 시선은 그분께 모여야 했습니다. 저는 참석자들의 동선을 고려해 좌석을 배치하고, 사인을 받을 수 있는 테이블을 준비했습니다. 기념품으로는 책갈피를 준비했는데, 책갈피에는 저자님께서 가장 아끼시는 구절을 적어 넣었습니다. 작은 소품 하나까지 저자님을 느끼게 해야 했습니다.
3. 행사 당일: 한 권의 책이 세상과 만나는 순간
출판기념회는 마치 첫 공연과 같았습니다.
그날, 저는 백스테이지에서 음악의 타이밍을 조율했고, 사회자의 멘트를 수정했으며, 저자님의 긴장을 풀어드렸습니다. 초청객들이 속속 도착하던 순간, 저는 출입구에 서서 그들의 첫인상을 관찰했습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모든 사람은 첫 만남에서 얼굴에 빛을 담고 옵니다.
행사는 저자님의 한 마디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 삶의 모든 것을 담은 것은 아니지만, 가장 소중한 부분은 담았습니다.”
그분의 말씀은 강렬했습니다. 어떤 이는 눈가를 닦았고, 어떤 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회자의 안내로 참석자들은 낭독회로 초대받았고, 그곳에서 저자님께서는 자신의 글을 한 편 읽어내려가셨습니다. 글이 흘러가던 순간, 공간은 숨죽인 침묵으로 가득했습니다.
축사가 이어졌고, 저는 저자님께서 손에 든 책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습니다. 그것은 단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수십 년의 시간이 응축된 결정체였습니다.
4. 마무리: 책이 세상에 뿌리내리는 법
출판기념회가 끝난 후, 저는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책이 그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는지를 들었습니다. 그들 중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책이 아닙니다. 저자님의 인생 자체입니다.”
그 말씀을 들었을 때, 저는 기획자로서의 역할이 비로소 완성되었음을 느꼈습니다.
5. 분석: 성공의 요건은 무엇인가
출판기념회의 성공은 여러 요소가 합쳐져 이루어집니다. 저자님의 삶과 이야기가 진솔할 것, 기획과 연출이 세밀할 것, 그리고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낼 것. 이 세 가지는 결국, 책 한 권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지배합니다. 저는 그날의 행사를 돌아보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출판기념회는 저자님과 세상을 잇는 하나의 다리입니다.
그리고 그 다리는 흔들림 없이 단단해야 합니다. 기획자로서, 저는 그 다리를 놓는 건축가였습니다.
그날의 경험은 제게 저자님의 책을 읽는 것 이상의 가치를 남겼습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세계가 다른 사람들의 가슴에 심겨지는 과정이었습니다. 마치, 한 권의 책이 하나의 숲으로 자라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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